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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사라진 ‘철봉’과 ‘줄넘기장’

by afflux-th 2025. 7. 17.

도시에서 사라진 ‘철봉’과 ‘줄넘기장’
– 아이들의 놀이터는 어디로 갔을까
– 흔적은 있지만 기능은 사라진 공간

 

오늘은 운동장에 있던 ‘철봉’과 ‘줄넘기장’이 왜 사라졌는지, 그 의미는 무엇이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도시에서 사라진 ‘철봉’과 ‘줄넘기장’
도시에서 사라진 ‘철봉’과 ‘줄넘기장’

 

 


예전에는 초등학교 운동장 한켠,
혹은 동네 놀이터 구석에
늘 3단 철봉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흰색 석회 가루로 네모나게 그어진
줄넘기장이 옆에 그려져 있었죠.

거기서 우리는
오금이 쑤시도록 턱걸이를 하고,
단체 줄넘기를 하며 웃고,
심지어 연애편지를 몰래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운동장에 가보면,
그 철봉대는 사라졌거나 녹슨 채 방치돼 있고,
줄넘기장은 도색이 지워져 흔적조차 남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철봉과 줄넘기장의 정체 – 단순한 놀이기구가 아니었다


철봉은 단순히 턱걸이나 매달리기만 하는 기구가 아닙니다.

턱걸이, 팔벌려뛰기, 거꾸로 매달리기 등

기본 체력단련과 협응력 키우는 필수 운동기구

아이들 체력장 필수 항목 (과거 ‘체력검사’ 기억 나나요?)

특히 중간철봉은 고학년의 자존심이자 ‘시험대’

줄넘기장은?

정해진 선 안에서 돌아가며 점프

단체 줄넘기, 2인 1조 줄넘기 등

수업 시간·쉬는 시간 모두 활용

바닥에 단순한 선만 그어놓아도 아이들끼리 규칙 만들며 놀이 가능

즉, 이 둘은
도구보다 '행동'과 '놀이 문화'를 만드는 공간이었습니다.

 

 

사라진 이유들


🧯 ① ‘안전’이라는 이름의 철거
철봉은 위험합니다.

턱걸이 도중 손 놓치면 부상

머리부터 떨어지거나 팔 골절 등 사고 발생

‘학교 체육시설 안전기준’ 강화로 철거 혹은 사용 제한

줄넘기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넘어지며 무릎 까짐

선 넘었다고 싸움나는 경우

놀이보다 ‘위험’이 먼저 고려되는 시대가 온 겁니다.

 

🏢 ② 운동장 구조의 변화
요즘 운동장은

인조잔디 or 탄성포장으로 바뀌며

고정 구조물이 줄어들고

다목적 공간 중심으로 재설계되고 있습니다.

특정 장비를 위한 공간보다
‘사용자 맞춤형 유연한 구조’가 선호되는 겁니다.
철봉이나 줄넘기장은 고정형+단일 기능 공간이라
자연스레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됐습니다.

 

🎮 ③ 놀이 방식의 변화
놀이는 점점 디지털화·실내화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게임기, 태블릿이 놀이의 중심

실외 운동보다는 실내활동과 학습 위주의 시간 분배

“철봉 할 시간에 학원 가야지”라는 현실

아이들뿐 아니라
놀이터의 사용자도 점점 줄어들며
그 철봉은 “있지만 쓰지 않는 시설”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철봉과 줄넘기장의 풍경


지금도 일부 오래된 초등학교나
동네 체육공원에서는
철봉과 줄넘기장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페인트 벗겨지고 녹슨 철봉

사용 금지 테이프가 감겨 있음

줄넘기장 선은 지워졌고, 바닥은 갈라짐

그 위에 주차된 자전거나 물건들이 놓여 있음

그 자리는
더 이상 ‘놀이의 장소’가 아닌,
기억만 남은 조형물이 되어버렸습니다.

 

 

왜 아쉬운가 – 놀이의 자발성


철봉과 줄넘기장은
놀이라는 걸 정해진 틀 없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었습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고

규칙도 아이들이 만들 수 있었고

특별한 장비나 기술 없이도 즐길 수 있었던

‘아무나, 언제든’ 가능한 놀이

요즘은 오히려
놀이조차 예약하고, 관리되고, 시간에 따라 운영됩니다.
그 자발성은 사라졌고,
아이들은 주어진 놀이만 하게 된 세대가 된 것이죠.

 

 

🎯 마무리하며


당신은 마지막으로 철봉에 매달려 본 게 언제였나요?
줄넘기장에서 친구들과 몇 번을 넘었는지 기억하나요?

그 장소는 작고 별것 없었지만,
그곳에서 우리는
몸을 움직이는 기쁨,
경쟁과 협동,
놀이의 자유를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