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중성자별 내부는 어떤 환경일까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밤하늘의 별들은 수명을 다하면 다양한 운명을 맞이합니다. 그중에서도 질량이 큰 별은 폭발적인 초신성 과정을 거친 후, 무시무시한 밀도를 가진 중성자별이 됩니다. 그런데 이 중성자별의 내부는 도대체 어떤 환경일까요? 우리는 상상할 수 있을까요?
상상을 초월하는 밀도와 압력
중성자별은 태양 질량의 1.4배 정도를, 고작 직경 20킬로미터 남짓한 구체에 압축한 천체입니다. 이를 일상적인 비유로 바꾸면, 지구에서 산 하나를 주먹만 한 크기로 압축한 것과 비슷합니다.
중성자별 내부의 밀도는 1세제곱센티미터당 4억 톤 정도로 추정됩니다. 즉, 손톱만 한 조각이 지구에서 거대한 산보다 무겁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중력은 전자를 원자핵 안으로 밀어 넣어 양성자와 결합시켜 중성자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 결과, 중성자별의 내부는 우리가 아는 원자 구조가 사라지고, 거의 전부가 중성자로 이루어진 ‘거대한 원자핵’과 같은 상태가 됩니다. 이런 환경은 지구에서는 절대 실험할 수 없고, 오직 천문 관측과 이론 계산으로만 추측할 수 있습니다.
내부의 층 구조와 이론적 예측
중성자별 내부는 대략 다음과 같은 층 구조를 가진다고 여겨집니다.
* 외각 : 중성자별의 표면은 얇은 원자핵 층과 전자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구에서의 금속처럼 단단하지 않고, 상상을 초월하는 강도를 가진 결정 구조입니다.
* 내각 : 더 깊이 들어가면 전자들이 거의 사라지고, 핵과 중성자들이 빽빽하게 채워집니다. 여기서는 ‘핵 파스타(nuclear pasta)’라는 독특한 구조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름처럼 파스타 모양의 원자핵 덩어리들이 형성되는데, 이는 강한 핵력과 중력의 균형으로 나타나는 특이한 물질 형태입니다.
* 핵 : 중심부는 우리가 전혀 실험한 적 없는 초고밀도 영역입니다. 이곳에서는 중성자들이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고, 쿼크가 풀려나 ‘쿼크 물질’이나 ‘중간자 응축’ 같은 이론적 상태가 존재할 수 있다고 예측됩니다.
이런 내부 구조를 직접 관측할 수는 없지만, 중성자별의 질량과 반지름, 회전 속도, 그리고 병합 시 발생하는 중력파 데이터를 통해 간접적으로 성질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느끼는 한계와 우주의 극한
중성자별의 내부 환경은 인류가 결코 직접 경험할 수 없는 극한입니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압력 실험도 중성자별 내부 압력의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빛조차 내부 깊은 곳을 투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간접적 추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한계가 과학을 멈추게 하지는 않습니다. 2017년, 인류는 두 중성자별의 병합에서 나온 중력파와 빛을 동시에 관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내부의 밀도와 상태 방정식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병합 사건 관측을 통해 그 비밀에 다가갈 것입니다.
중성자별 내부를 상상하는 일은 단순히 천체물리학의 호기심을 채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 담긴 물질의 상태와 물리 법칙은, 우주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해 왔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직접 들어갈 수 없지만, 그곳을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인간의 지적 모험입니다.
아마도 먼 미래에는, 중성자별 내부를 모사하는 실험이 가능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그 비밀을 풀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주를 향해 귀를 기울이고 새로운 관측 데이터를 모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