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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엔 있는데 실제론 없는 공간들 지도엔 있는데 실제론 없는 공간들– ‘미래형 복합문화공간 예정지’의 실체– 홍보와 현실의 간극이 만든 환영 오늘은 ‘지도 위의 유령 공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스마트폰 지도를 보다 보면낯선 이름의 장소를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복합문화센터 예정지”“△△ 스마트시티 플랫폼”“청년 창업지구 개발부지”“2030 미래형 복지공간 조성 중”그런데 직접 가보면,아무것도 없습니다.허허벌판공터철조망혹은 그냥 주차장이상하게도,지도에는 분명히 존재하는데현실엔 아무것도 없는 공간들.오늘은 그런 ‘존재하지 않는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여기에 뭐가 있다고?’ – 지도와 현실의 불일치서울 외곽의 한 지하철역 근처.나는 “○○청년복합지구 예정지”라는 이름을 보고호기심에 그 위치를 찾아갔습니다.지도.. 2025. 7. 14.
계획된 도시의 흔적 – 끝나지 않은 공사장 계획된 도시의 흔적 – 끝나지 않은 공사장– 절반만 지어진 건물, 멈춘 개발– ‘기대’가 사라진 풍경이 주는 공허함 오늘은 ‘끝나지 않은 공사장’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도시는 매일 뭔가를 짓습니다.건물이 올라가고, 길이 넓어지고, 구조물이 들어섭니다.그 모든 것은 ‘완성’을 향한 흐름처럼 보입니다.하지만,도시 곳곳에는 ‘완성되지 않은 채’ 멈춰 있는 공간들이 있습니다.반쯤 세워진 콘크리트 구조물펜스는 둘러졌지만 공사는 오랜 기간 멈춘 현장타워 크레인이 멈춘 채 방치된 부지이런 공간은 이상하게도도시 속에서 고요하면서도 불안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오늘은 그런 ‘멈춘 건설’의 풍경들을 따라우리가 도시라는 무대에서 어떤 희망과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펜스 너머, 멈춘 시간강북의 .. 2025. 7. 13.
놀이기구가 없는 유원지 – 유령 같은 여가공간 놀이기구가 없는 유원지 – 유령 같은 여가공간– 간판만 남은 ‘○○랜드’의 현재 오늘은 ‘놀이기구가 사라진 유원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랜드’를 가본 기억이 있을 겁니다.회전목마, 바이킹, 범퍼카, 눈부신 색의 간판,튀김 냄새와 땀냄새, 그리고 웃음 소리로 가득했던 공간.하지만,그 많은 유원지들 중 일부는지금 놀이기구도, 사람도 없이그저 이름만 남은 유령 공간이 되어 있습니다.오늘은놀이가 사라진 공간이 남기는 감정과그 유원지의 ‘지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랜드, 간판만 멀쩡한 그곳지하철역에서 10분 거리,주택가 사이에 낯선 간판이 보였습니다.“○○랜드” – 형광색에 별 모양이 붙어 있는 글씨.그 아래는 문이 굳게 닫힌 철제 펜스.낡은 입구와 흙.. 2025. 7. 13.
달릴 수 없는 기찻길 – 끊긴 철길의 정체 달릴 수 없는 기찻길 – 끊긴 철길의 정체– 선로 위에 핀 잡초, 시간 위를 걷는 산책 오늘은 ‘끊긴 철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도시의 공간에는더 이상 기능하지 않지만 남아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기차가 지나가지 않는 선로,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치우지도 못한 구조물들.오늘 이야기할 장소는도심 속 끊긴 철길입니다.어디론가 향해야 했을 철로는어느 순간 멈췄고,그 위로 잡초가 피고, 사람들이 걷기 시작했습니다.이 철길은기능을 잃었지만,기억은 남긴 채우리의 도시를 조용히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처음 마주한 그 선로서울 서부의 오래된 동네.낮은 건물들과 오래된 시장 골목 뒤편,그 골목을 걷다 보면갑자기 콘크리트 바닥이 갈라지듯 금속 선로가 드러납니다.선로는 2줄.너비는 기차 한.. 2025. 7. 13.
출구는 있는데 입구가 없다? – 미스터리한 지하통로 출구는 있는데 입구가 없다? – 미스터리한 지하통로– 흐르지 못하는 공간이 남기는 불안함 오늘은 ‘종착 없는 지하통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보통 ‘지하통로’라 하면지하철역과 역, 혹은 건물과 건물을 잇는 통과형 공간을 떠올립니다.입구가 있고, 출구가 있고,사람이 이동하는 길.하지만 서울의 일부 거리엔이상하게 “출구는 있는데, 입구가 없는”혹은 “가다가 막혀 있는”기묘한 지하통로들이 존재합니다.도시가 계획한 흐름 속에서길을 잃은, 멈춘, 끊긴 지하의 공간들.오늘은 그 움직임이 사라진 공간들을 따라가 보며도시가 무엇을 만들다 멈췄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서울 중심가, 계단 아래의 공허함종로의 한 대로변.횡단보도를 대신한 지하보도가 있다는 표지판을 따라나는 인도 옆의 계단을 내려갔습니다.그런데.. 2025. 7. 12.
무너진 듯 멀쩡한 빈 집 – 살아 있는 폐가들 무너진 듯 멀쩡한 빈 집 – 살아 있는 폐가들– 골목 끝에 숨은 집, 시간의 껍데기 오늘은 ‘도심 속 폐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서울처럼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텅 비어 있으면서도 멀쩡한 집을 마주치는 건 꽤 이상한 일입니다.누군가 살아야 할 공간이그냥 그대로 멈춰 있고,창문엔 먼지만 내려앉고,대문은 반쯤 열려 있고…‘폐가’라고 부르기엔 너무 멀쩡하고,‘누군가 산다’고 하기엔 지나치게 조용한 그 공간들.오늘은도시 속에 조용히 남겨진살아 있는 폐가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그 집을 처음 마주친 날 서울 한복판의 오래된 주택가.좁은 골목길 끝에유난히 조용한 한 집이 있었습니다.멀리서 보면 평범한 2층 단독주택.벽은 갈라졌고, 담벼락 위에 이끼가 내려앉았고,우편함은 이미 녹슬어 있었습니다.하지.. 2025.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