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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릴 수 없는 기찻길 – 끊긴 철길의 정체 달릴 수 없는 기찻길 – 끊긴 철길의 정체– 선로 위에 핀 잡초, 시간 위를 걷는 산책 오늘은 ‘끊긴 철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도시의 공간에는더 이상 기능하지 않지만 남아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기차가 지나가지 않는 선로,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치우지도 못한 구조물들.오늘 이야기할 장소는도심 속 끊긴 철길입니다.어디론가 향해야 했을 철로는어느 순간 멈췄고,그 위로 잡초가 피고, 사람들이 걷기 시작했습니다.이 철길은기능을 잃었지만,기억은 남긴 채우리의 도시를 조용히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처음 마주한 그 선로서울 서부의 오래된 동네.낮은 건물들과 오래된 시장 골목 뒤편,그 골목을 걷다 보면갑자기 콘크리트 바닥이 갈라지듯 금속 선로가 드러납니다.선로는 2줄.너비는 기차 한.. 2025. 7. 13.
출구는 있는데 입구가 없다? – 미스터리한 지하통로 출구는 있는데 입구가 없다? – 미스터리한 지하통로– 흐르지 못하는 공간이 남기는 불안함 오늘은 ‘종착 없는 지하통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보통 ‘지하통로’라 하면지하철역과 역, 혹은 건물과 건물을 잇는 통과형 공간을 떠올립니다.입구가 있고, 출구가 있고,사람이 이동하는 길.하지만 서울의 일부 거리엔이상하게 “출구는 있는데, 입구가 없는”혹은 “가다가 막혀 있는”기묘한 지하통로들이 존재합니다.도시가 계획한 흐름 속에서길을 잃은, 멈춘, 끊긴 지하의 공간들.오늘은 그 움직임이 사라진 공간들을 따라가 보며도시가 무엇을 만들다 멈췄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서울 중심가, 계단 아래의 공허함종로의 한 대로변.횡단보도를 대신한 지하보도가 있다는 표지판을 따라나는 인도 옆의 계단을 내려갔습니다.그런데.. 2025. 7. 12.
무너진 듯 멀쩡한 빈 집 – 살아 있는 폐가들 무너진 듯 멀쩡한 빈 집 – 살아 있는 폐가들– 골목 끝에 숨은 집, 시간의 껍데기 오늘은 ‘도심 속 폐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서울처럼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텅 비어 있으면서도 멀쩡한 집을 마주치는 건 꽤 이상한 일입니다.누군가 살아야 할 공간이그냥 그대로 멈춰 있고,창문엔 먼지만 내려앉고,대문은 반쯤 열려 있고…‘폐가’라고 부르기엔 너무 멀쩡하고,‘누군가 산다’고 하기엔 지나치게 조용한 그 공간들.오늘은도시 속에 조용히 남겨진살아 있는 폐가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그 집을 처음 마주친 날 서울 한복판의 오래된 주택가.좁은 골목길 끝에유난히 조용한 한 집이 있었습니다.멀리서 보면 평범한 2층 단독주택.벽은 갈라졌고, 담벼락 위에 이끼가 내려앉았고,우편함은 이미 녹슬어 있었습니다.하지.. 2025. 7. 12.
서울 한복판 UFO 조형물의 미스터리 서울 한복판 UFO 조형물의 미스터리– 그것은 왜 거기에, 언제부터 있었을까? 오늘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 놓인 UFO 조형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서울이라는 도시는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공,계획과 우연이 얽혀 있는 거대한 퍼즐입니다.그런 도시를 걷다 보면“이게 왜 여기에 있지?” 싶은기묘한 구조물들을 마주치게 됩니다.오늘 소개할 장소는,많은 이들이 무심코 지나쳤지만실은 존재 자체가 알 수 없는 미스터리인도심 한복판의 UFO 조형물입니다.이 조형물은진짜 우주선처럼 생겼고,정확히 무슨 용도였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으며,그런데도 수십 년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처음 발견한 그 순간 – “이거 진짜 뭐지?”지하철 5호선 ○○역 근처.한강변 산책로와 상업지구가 만나는애매한 접점의 교차로.. 2025. 7. 11.
실체 없는 ‘○○문화거리’의 간판들 실체 없는 ‘○○문화거리’의 간판들– 간판은 있는데, 거리는 없다 오늘은 ‘이름만 거창한 ○○문화거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한국 도시 곳곳에는 이런 간판이 있습니다.“○○문화거리”, “△△예술의 골목”, “OO문화예술특화지구”.그럴듯한 이름, 화려한 간판.그런데 그 아래를 지나가 보면,텅 빈 거리, 닫힌 점포, 낙서투성이 전봇대, 그리고... 침묵.오늘은 ‘문화’라는 이름을 달았지만실제로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거리를 찾아가그 허상의 정체와그 안에 감춰진 도시의 씁쓸함을 살펴보려 합니다. 그 거리의 첫인상 – 이름은 ‘문화’, 현실은 ‘무덤’서울 중부권의 한 오래된 시장 옆,지도 앱에 ‘○○문화의 거리’로 표기된 좁은 골목이 있었습니다.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크고 튀는 간판이었습니다.“.. 2025. 7. 11.
초등학교 뒤편 폐놀이터 – 남겨진 기억들 초등학교 뒤편 폐놀이터 – 남겨진 기억들– 아이들이 사라진 자리, 시간만 남은 놀이터 오늘은 ‘초등학교 뒤편의 폐놀이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놀이터를웃음소리, 해맑음, 역동성의 상징처럼 여깁니다.하지만 그 반대의 모습도 있다는 걸 아시나요?서울 외곽, 오래된 초등학교의 뒤편에이제 아무도 찾지 않는 놀이터가 있었습니다.그곳은아이들의 기억은 사라지고시간만 덩그러니 쌓인 장소였습니다.오늘은 그곳에서 마주한조용하고도 묘한 감정들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그 놀이터를 처음 발견한 날그날 나는 서울 북부의 한 오래된 초등학교 근처를 산책하고 있었습니다.정문과 교실 창문은 여느 학교와 다를 바 없이 평범했지만,건물 옆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뒤편으로 연결되는 작은 울타리와 낡은 철문이 있.. 2025. 7. 11.